인공향에 대한 시각

  • 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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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교수의 화장품에 대한 발칙한 생각 ①
당신의 코는 피곤하다 - 인공향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박일우 기자 free@cosinkorea
 

얼마 전 TV 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던 중 BB크림의 흥행신화를 이어가고자 만든 CC크림에 대한 블라인드 테스트 방송을 보게 되었다.
최근 몇 달 사이 CC크림에 대한 질문을 여러 곳에서 많이 받고 있던 터라 CC크림이 방송에서 어떻게 소개되는지도 궁금했고 블라인드 테스트의 객관성에 대해 할 말이 많던 터라 정말 열심히 방송을 봤던 것 같다.

블라인드 테스트에 선정된 CC크림의 성능(?)에 대해 다각도로 실험한 뒤 패널들의 의견이 이어지자 궁금증을 못 참고 바라보던 방청석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통과의례처럼 방청객으로 초대된 여성들에게 직접 테스트해 보라며 제품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 후에 화면에 나타난 장면은, 편집을 그렇게 해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제품을 손등에 펴 바른 후 커버력이나 수분감 등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CC크림의 향을 맡더니 '향이 좋다', '향이 별로다' 라는 말을 하곤 그래서 A 제품이 싫고, B 제품이 좋다는 식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물론 방청객의 테스트 전 패널과 사회자가 테스트를 할 때도 향에 대한 언급은 있었다.


뭐가 문제냐고 하시는 분이 혹 있다면, 묻고 싶다. "향이 화장품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소입니까?" "향이 화장품의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향을 맡는 장면에 문제가 있다고 하시는 분이 있다면, 또 묻고 싶다. "여러분이 얼마나 많은 향에 노출되었는지 혹시 아십니까?"
향은 향을 주기능으로 하는 향수를 비롯하여 토너, 크림, 세정제 등의 각종 화장품, 샴푸, 린스와 같은 퍼스널 케어 제품, 주방세제, 세탁세제, 공기청랑제, 아기용품, 치약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식향들까지. 그야말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가 원하던 원치 않던 우리는 수많은 인공향과 함께하고 있다.
한 학자는 호르몬 방해를 일으킬 수 있는 3가지를 살충제와 제초제가 스며 나올 수 있는 수돗물, 생장을 촉진하고 우유 생산을 늘리기 위해 호르몬 주사를 맞은 고기, 그리고 피부염, 기관지 악화와 천식을 유발하는 각종 인공향이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인 여성의 하루를 한 번 보자. 아침에 눈을 떠 욕실을 가면 상쾌한 솔잎향 방향제(1)가 그녀를 맞아준다.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에서 향기로운 꽃향을 내기 위해 샴푸(2), 트리트먼트(3)를 사용했고 치약(4)으로 이를 닦으며 폼클렌져(5), 바디워시(6)를 이용한다.
욕실에서 나와 토너(7), 에센스(8), 아이크림(9), 수분크림(10), 자외선차단제(11), 메이크업베이스(12), 파운데이션(13), 파우더(14), 립글로스(15)를 바르고 헤어에센스(16)와 헤어스프레이(17)를 사용하여 헤어스타일링을 마쳤다.
옷에는 정전기 방지를 위해 약간의 섬유탈취제(18)를 사용하고 마무리로 오늘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줄 향수(19)를 사용한다. 회사에 출근해 수시로 핸드크림(20)을 발라주며 점심식사 후 치약(21)을 사용하고 약간의 메이크업 수정을 위해 파운데이션(22), 립글로스(23)를 발라준다.
퇴근 후 화장을 지우기 위해 클렌징 크림(24)과 폼클렌져(25)를 사용하고 토너(26), 에센스(27), 아이크림(28), 영양크림(29), 핸드크림(30)으로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든다.
괄호 안의 숫자로 알 수 있듯 우리는 최소한 하루에 30번 이상의 인공향과 접촉하게 된다. 남성의 경우 조금 다르겠지만 많은 여성의 삶과 다르지 않으리라 본다. 오히려 핸드크림의 경우 손을 씻을 때마다 이후에 사용하기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을 것이다.

그럼 얼마나 노출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면 이제부터 인공향에 노출되면 도대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알아보자.
 
1. 호흡기 질환
화장품은 피부흡수를 기본 원칙으로 하지만 향의 경우에는 피부가 아닌 주로 코 즉 호흡기를 통해 흡수되며 자극적인 향으로 인해 천식, 알러지, 부비강염, 비염 등의 호흡기 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공향료는 피부에 hapten(스스로 항체유발은 하지 않지만 특정 항체와 반응해 침전물을 생기게 할 수 있는 분자)으로 작용하며 알러젠이 body protein과 결합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점액이 증가하고 상처받기 쉬워 염증이 잘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 중 천식은 심각한 만성질환으로 미국의 경우 유아 900만명 정도가 천식을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이후 10명 중 1명꼴로 천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물론 향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지 아직 정확한 입증은 힘들지만 개인의 경험에 의한 직접적 보고 또는 다양한 임상을 통해 연관성에 대한 확증이 이뤄지고 있다. 흑인, 히스패닉계가 다른 인종에 비해 향수를 더 많이 사용하는데 다른 인종에 비해 천식에 걸릴 확률이 더 크다는 보고와 시향 또는 향 관련 종자사들이 천식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 등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2. 신경계 질환
향은 일시적 또는 만성적으로 뇌, 신경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정도의 향이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지만 인공향으로 인해 뇌혈류, 혈압, 맥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편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과거 많이 사용되던 musk ambrette, AETT(Acetylethyltetramethyltetralin, 아세틸에틸테르라메틸테트랄린)은 신경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로 인해 현재 사용이 금지되었다.
 
3. 피부 질환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임에도 불구하고, 건강과 관련해서 소외 받는 장기이기도 하다. 향 성분은 피부를 자극하고, 알러지를 일으키고 광민감도와 광독성을 일으킬 수도 있다.  Perfume causes allergy에 의하면 미국 인구의 1~2%는 향으로 인한 피부 알러지라 한다.
접촉성 피부염 또는 습진이 있는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알러지 중 가장 큰 원인을 향 알러지로 보기도 하며, 그렇기에 어린 아이들은 향료가 사용된 제품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4. 호르몬 방해
대부분의 인공향에는 프탈레이트가 함유되어 있고 이는 성인남자의 정자 DNA를 손상시키고 여성들에게는 유산, 사산, 불임을 일으킬 수 있으며, 발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것 중 인공향이 몇 퍼센트냐고 묻는다면 99%는 인공향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럼 천연향을 쓰면 되지 않겠냐고 하겠지만 천연향은 인공향에 비해 가격도 비쌀 뿐 아니라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모두가 좋아하는 향을 가진 천연향은 많지 않다.
 한 향 전문가의 말처럼 인공향이 천연향보다 향기측면에서는 더 좋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고 이러한 이유로 많은 제품에 인공향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향이 후각으로 인한 흡입 외에 피부흡수, 섭취(립제품에 함유된 향) 등의 다양한 경로로 우리 몸에 들어오고 있지만 그 양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이러한 점은 허용기준을 마련하기 힘들다는 화장품회사의 말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야말로 우리는 무방비 상태에서 다양한 경로로 소량이지만 반복 노출되고 있기에 인공향에 대한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신체면적이 어른에 비해 매우 작기 때문에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화장품을 선택할 때 제발 무의식적으로 냄새를 맡는 행동을 금해주길 바란다. 화장품을 선택할 때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전성분을 보고 인공향 여부를 확인해 주길 바란다.
하나씩 인공향 제품을 제거한 삶을 3개월 정도 실천한 후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을 방문해 보길 권한다. 이전에 너무도 상쾌했던 화장품 매장의 향기가 인공향에 노출되지 않은 3개월 후 여러분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향으로 바뀌어져 있는지…

가랑비에 옷 젖는지 모르게, 우리는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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